포털 실시간 검색어에 올라온 이 단어, 처음 보면 욕인지 구호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알고 나면 생각보다 치밀하게 설계된 정치적 언어입니다.
한강새똥돼주길, 갑자기 왜 검색되는 걸까
뉴스를 보다가 이 단어를 처음 접한 분들이 꽤 있을 겁니다. JTBC, 문화일보 등 주요 언론이 이 표현을 보도하기 시작하면서 검색량이 급격히 올랐습니다. 도대체 이게 뭔가 싶어 검색창을 두드린 것,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배경은 2026년 8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입니다. 지난 6·3 지방선거가 끝난 직후부터 민주당 내부에서 차기 당권을 둘러싼 갈등이 수면 위로 올라오기 시작했는데, 그 싸움이 온라인 공간에서 '멸칭 대전'으로 폭발했습니다. 그 결과물 중 하나가 바로 이 단어입니다.
단순한 팬덤의 말싸움이 아닙니다. 이 갈등의 본질은 차기 총선 공천권, 즉 누가 2028년 총선 후보를 뽑을 것이냐를 둘러싼 권력 싸움입니다. 그게 멸칭 형태로 터져 나온 겁니다.

한강새똥돼주길 뜻
이 표현은 친청계(정청래 당대표 지지 세력)와 전통 친문 성향 당원들이 경쟁 상대인 뉴이재명계(친명계)의 핵심 인사 7명을 저격하기 위해 만든 신조어입니다. 이름 앞 글자와 비하 별명을 조합했습니다.
| 글자 | 인물 | 유래 |
|---|---|---|
| 한 | 한준호 (국회의원) | 이름 앞 글자 |
| 강 | 강득구 (국회의원) | 이름 앞 글자 |
| 새 | 김민석 (국회의원) | 과거 당적 변경 이력 → '철새' → '김민새'에서 유래 |
| 똥 | 이동형 (정치 평론가·유튜버) | 이름 중 '동'을 변형 |
| 돼 | 김용민 (국회의원) | 외모 비하 멸칭 '돼지'에서 유래 |
| 주 | 이언주 (국회의원) | 이름 끝 글자 |
| 길 | 송영길 (정치인) | 이름 끝 글자 |
7명 중 일부는 이름 그대로, 일부는 과거 이력이나 외모를 비하한 별명이 들어갔습니다.
김민석 의원의 '새'가 대표적입니다. 과거 당적을 여러 번 바꾼 이력 때문에 '철새'라는 별명이 붙었고, 그게 '새'로 축약된 겁니다. 단순 이름 조합이 아니라 조롱과 비하가 섞인 구조입니다.
이 7명을 한 단어로 묶었다는 건 개인 비방이 아니라 세력 구도를 명확히 그으려는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뜻입니다. "이 사람들이 우리의 적이다"라는 선언인 셈입니다.

문조털래유 뜻 - 맞불로 만들어진 멸칭
당연히 반격이 나왔습니다. 친명계 극성 지지층이 상대편인 친청계와 구주류 인사들을 묶어 만든 대항 멸칭이 '문조털래유'입니다.
5명 모두 범진보 진영의 대표적인 인물들입니다. 전직 대통령부터 현직 당대표까지 한 묶음으로 청산 대상으로 지목한 셈입니다. 이게 얼마나 과격한 발상인지는 숫자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인물이 유시민 작가입니다. 그는 2026년 6월 노무현재단 상임고문직을 전격 사임하고 본격적인 정치 비평 복귀를 선언했습니다.
'문조털래유'의 '유'로 멸칭에 이름이 올랐다는 것 자체가 그가 이 싸움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는 방증입니다. 그의 유튜브 복귀가 친청계 여론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양측 모두 주시하고 있습니다.
민주당 계파 갈등 배경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당대표는 '명청동행'이라는 표현이 나올 만큼 협력 관계였습니다. 그게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요.
전환점은 6·3 지방선거입니다. 선거 결과가 나오자 두 세력의 해석이 완전히 갈렸습니다.
친청계는 "지도부의 안정적인 운영 덕분에 이긴 선거"라고 했고, 뉴이재명계는 "지도부가 없었다면 더 압도적으로 이겼을 선거"라고 맞받았습니다. 이긴 선거를 두고 공로 싸움을 벌인 겁니다.
여기에 권력 구도 변화도 겹쳤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출국 등 공식 행사에서 정청래 대표가 패싱됐다는 논란이 일었고, 김민석 국무총리가 친명계의 핵심 브레인으로 급부상하면서 당정 사이의 주도권 경쟁이 가시화됐습니다.
| 구분 | 친청계 | 뉴이재명계(친명계) |
|---|---|---|
| 핵심 인물 | 정청래 당대표, 전통 당권파 | 한준호·강득구·김민석·김용민·이언주·송영길 등 |
| 명분 | 안정적 당 운영·선거 승리 기조 계승 | 과감한 인적 쇄신·강력한 대여 투쟁 |
| 전당대회 룰 | 권리당원 투표 비중 유지·강화 | 국민 여론조사 반영 비율 확대 요구 |
| 공격 프레임 | "분파주의, 갈라치기 세력" | "독선적 주류, 기득권 고인 물" |
전당대회와의 관계 - 공천권 쟁탈
이 싸움이 왜 이렇게 격렬한지 이해하려면 전당대회가 뭘 결정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8월 전당대회에서 뽑힌 당대표는 2028년 차기 총선의 공천권을 사실상 장악합니다.
누가 어느 지역구에서 민주당 후보로 출마할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권한입니다. 국회의원들 입장에서 공천은 곧 정치 생명입니다. 각 계파의 생존이 걸린 싸움이니 이렇게 격렬해지는 겁니다.
표면적인 멸칭 대전 뒤에는 전당대회 룰 싸움도 있습니다. 친명계는 일반 국민 여론조사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룰을 바꾸길 원합니다. 장외 스피커들의 화력과 대중 인지도가 강점이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친청계는 기존 권리당원 중심의 투표 구조를 지키려 합니다. 조직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룰 자체가 이미 전쟁터입니다.
정치권 멸칭 논란 - 처음이 아니다
진보 진영 내부에서 계파 멸칭이 등장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년 전인 2003년, 열린우리당 창당 당시 동교동계 구주류를 '난닝구', 친노 신주류를 '빽바지'로 부르던 감정 싸움이 있었습니다. 그 분열이 결국 참여정부의 발목을 잡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비교적 최근인 2021~2024년 사이에는 비명·친문계 의원들을 '수박'(겉은 초록 민주당, 속은 빨간 국민의힘)이라고 부르며 청산 대상으로 낙인찍는 문화가 유행했습니다. 그 연장선에서 이번 멸칭이 나왔습니다.
달라진 게 있다면 구체성입니다. '수박'이 불특정 다수를 싸잡아 부르는 추상적 표현이었다면, '한강새똥돼주길'은 특정 인물 7명을 콕 집어 저격합니다.
갈등이 더 구체화되고 개인을 향해 날카로워졌다는 신호입니다.
당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온건파 의원들 사이에서는 "20년 전 열린우리당 분당 사태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팽배합니다.
정책 경쟁 대신 멸칭 대전이 뉴스를 채우는 지금, 중도층과 무당층이 '정치 혐오'를 느끼는 건 어떤 계파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습니다.
유튜브가 갈등을 키웁니다 - 갈등의 상업화
이번 멸칭 대전이 유독 빠르게 퍼진 데는 구조적 이유가 있습니다. 전통 언론이 이 단어를 직접 언급하기 주저하는 사이, 구독자 수십만 명을 보유한 대형 정치 유튜브 채널들이 라이브 방송으로 이 단어를 인용하고 각 세력을 분석하며 조회수를 끌어올렸습니다.
문제는 계파 갈등이 격해질수록 양측 유튜브 채널의 슈퍼챗 수익과 조회수가 함께 오른다는 구조입니다. 스피커들이 갈등을 중재할 인센티브가 없습니다. 오히려 더 자극적인 표현과 더 날선 공격이 수익과 직결됩니다. 갈등의 상업화라고 부를 수 있는 현상입니다.
이동형 평론가는 '한강새똥돼주길'의 '똥'으로 저격당한 바로 그 장외 스피커입니다. 수십만 구독자를 보유한 그의 채널이 친명계 논리를 대변하고 여론을 형성하는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상대편에게 가장 먼저 무력화시켜야 할 대상으로 찍힌 겁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 - 8월 이후가 더 문제입니다
8월 전당대회 당일까지 이 싸움은 더 격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유시민 작가의 본격적인 비평 참전은 친청·구주류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고, 그에 대한 친명계의 반격도 이어질 겁니다.
전당대회 결과가 나와도 문제는 끝나지 않습니다.
어느 쪽이 이기든 진 쪽의 상처가 깊어 화학적 결합이 어려울 것이라는 게 당내 관측입니다. 심각한 '심리적 분당 상태'가 이어질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옵니다.
더 큰 청구서는 중도층에서 날아올 수 있습니다.
민생 법안과 정책 경쟁이 아니라 멸칭 비방전이 여당의 뉴스를 채우는 상황, 무당층과 중도 유권자들의 정치 혐오가 쌓이면 2028년 총선에서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공천권 싸움에서 이기고도 선거에서 지는 최악의 시나리오입니다.
결국 '한강새똥돼주길'이라는 단어 하나가 2026년 여름 민주당 내부의 모순을 압축해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집권 여당이 정책보다 내부 권력 싸움에 에너지를 쏟는 동안, 그 비용은 결국 지지율과 민심으로 치르게 될 것입니다.
